Space - 08.2019

(singke) #1
068 FRAME CRITIQUE

두라스택 본사

두라스택 본사는 33×12m 크기의 지붕 아래에
사무실, 실험실, 화장실 등 여섯 개 프로그램의
볼륨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멀리서 본 이
건물은 스톤헨지나 고인돌을 연상시킨다. 현대적
건물이라기보다는 원시적, 원초적, 근본적인 날것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건축가가 이 건물이 ‘벽돌의
사원’이 되기를 원했고, 하나의 볼륨이 하나의 벽돌이
되기를 원했다고 한 것처럼, 벽돌들이 모여서 하나의
볼륨을 구성하고, 그 볼륨은 다시 하나의 지붕을
떠받친다. 각각의 볼륨은 칸의 ‘비어 있는 기둥(hollow
column)’을 떠오르게 하는데, 그 이유는 각 볼륨이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같지만, 그 안쪽은 프로그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각 볼륨은 하나의 방이 되고,
방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는데, 그 중심이 되는
공간인 로비는 마치 도시와 같아 보인다. 볼륨들
사이는 큰 창호와 유리들이 끼워져 있어서, 볼륨들의
존재감을 해치지 않고, 강조되어 보인다. 이런 구성은
칸의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과 유사하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이 좌우대칭의 구성을 갖는
반면, 두라스택 본사의 볼륨들은 서로 엇갈리면서
미묘한 방향성을 지시한다. 초기안은 볼륨들이 직각
그리드를 따라서 배치되어 있었으나, 사무실 볼륨이
외부의 공장 볼륨들과 정렬되면서 다른 볼륨들의
그리드에 어긋나게 기울어지면서, 입구로 향하는
흡인력을 부여하고, 공간의 역동성을 부여한다.
로비에서 볼 때 네 개의 볼륨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바람개비와 같은 배치를 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 확장 방식은 데 스틸(De Stijl)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부터 춤토르까지 사용했던 공간
확장의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카밀로 지테(Camillo
Sitte)가 유럽 광장들에서도 발견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로비에서 볼 때 두라스택 본사가 도시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예각이 사용된 바람개비
공간은 로비의 암석을 닮은 테이블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초기안부터 완성안까지의 변형은 매우 흥미롭다.
초기안은 볼트들이 병치된 건물군이었는데,
전작인 둥근 지붕 집이나 킴벨뮤지엄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건축가는 이 주제를
버리고 박공 볼륨들과 수평면의 주제로 넘어간다.
박공 볼륨들이 하나의 지붕을 떠받치는 모티브.
건축가에게 박공은 주택의 원형으로서 작동하는
듯하다. 이후 작품인 GSI 사옥에서도 여러 개의
박공이 합쳐져서 하나의 건물을 이루는 주제를
사용한다. 두라스택 본사에서는 결국 두 개의

볼륨에만 박공이 적용되었다. 여섯 개 볼륨 중 네 개가
육면체로 바뀌면서 두 개의 박공은 더욱 강조되고,
‘기둥으로서의 박공 볼륨’이라는 주제가 ‘집 속의
집’이라는 주제로 변형된다.
건축가는 다양성과 단순성 사이의 줄타기에서
미묘한 균형을 잡아나간다. 각 볼륨을 다른 방식의
목업 쇼룸으로 만들자는 건축주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각 볼륨에 동일한 벽돌과 조적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볼륨의 크기와 오프닝에
변형을 주었다. 오프닝의 방법에서 면과 볼륨
사이의 고민과 균형이 느껴진다. 하나의 볼륨에서의
오프닝은 구멍을 뚫는다기보다는 면을 살아있게
하는 데 스틸의 방식으로 개방시켰다. 각 볼륨은
조적조로 보이지만 사실은 치장벽돌인데, 건축가는
이것을 ‘건축적 기만’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겸손한
기만이다. 건축가는 이런 기만을 공개하기 위해서
볼륨과 지붕면 사이에 25mm의 틈을 마련했다.
민우식의 건물은 밤에 강하다. 미묘한 공간과 재료의
특성이 밤의 조명에서 더 살아난다. 천장에는 조명이
없고 조명이 바닥면에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다.
낮에는 원시적 근본성이 부각되고, 밤에는 현상학적
감각이 살아난다.

카페 톤

카페 톤은 30×10m 크기의 건물로 GSI 사옥과 동시에
설계됐다. GSI 사옥이 백색 박공의 형태인데 반해,
카페 톤은 흑색 평상과 천의 형태다. 짙은 검은색과
코너의 거대한 네 개의 기둥, 아래로 쳐진 곡선은
카페보다는 사원 같은 느낌을 준다. 건축가는 이
건물이 ‘커피의 사원’이기를 의도했으며, 초기안부터
곡선의 주제에 관심이 있었다. 박공 형태의 곡선,
좌우의 내부로 오목하게 떠있는 곡선 형태를 거치고,
바람개비 방향의 네 개의 기둥이 있는 형태를 거쳐서,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다. 두라스택 본사가 구축적
원형이라면 카페 톤은 직물적 원형이다.
1층은 큰 유리를 통해서 마당으로 공간이 열린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압도하는 지붕을 느끼게 된다.
지붕 높이는 2.7m에서 4.2m까지 변형되는데, 층고가
높아지면서 팽창감이 느껴지고 자연으로 열리는
전망이 극대화된다. 건축가는 층고를 더 낮춰서
극적인 압축감을 강하게 주고 싶었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오프닝이 2.7m 부분에 있어서 압축감이
감소되는 점과 곡면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메자닌 층이 없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건물의 구조 방식은 매우 특이하며 논쟁점을

두라스택 본사_ 벽돌들이 모여서 하나의 볼륨을 구성하고, 그 볼륨은 다시 하나의 지붕을 떠받친다.
Durastack Headquarters_ For one volume to appear like a single solid brick, the bricks
come together to compose a singular volume that supports a single roof.

068 FRAME CRITIQUE

두라스택 본사

두라스택 본사는 33×12m 크기의 지붕 아래에
사무실, 실험실, 화장실 등 여섯 개 프로그램의
볼륨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멀리서 본 이
건물은 스톤헨지나 고인돌을 연상시킨다. 현대적
건물이라기보다는 원시적, 원초적, 근본적인 날것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건축가가 이 건물이 ‘벽돌의
사원’이 되기를 원했고, 하나의 볼륨이 하나의 벽돌이
되기를 원했다고 한 것처럼, 벽돌들이 모여서 하나의
볼륨을 구성하고, 그 볼륨은 다시 하나의 지붕을
떠받친다. 각각의 볼륨은 칸의 ‘비어 있는 기둥(hollow
column)’을 떠오르게 하는데, 그 이유는 각 볼륨이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같지만, 그 안쪽은 프로그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각 볼륨은 하나의 방이 되고,
방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는데, 그 중심이 되는
공간인 로비는 마치 도시와 같아 보인다. 볼륨들
사이는 큰 창호와 유리들이 끼워져 있어서, 볼륨들의
존재감을 해치지 않고, 강조되어 보인다. 이런 구성은
칸의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과 유사하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이 좌우대칭의 구성을 갖는
반면, 두라스택 본사의 볼륨들은 서로 엇갈리면서
미묘한 방향성을 지시한다. 초기안은 볼륨들이 직각
그리드를 따라서 배치되어 있었으나, 사무실 볼륨이
외부의 공장 볼륨들과 정렬되면서 다른 볼륨들의
그리드에 어긋나게 기울어지면서, 입구로 향하는
흡인력을 부여하고, 공간의 역동성을 부여한다.
로비에서 볼 때 네 개의 볼륨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바람개비와 같은 배치를 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 확장 방식은 데 스틸(De Stijl)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부터 춤토르까지 사용했던 공간
확장의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카밀로 지테(Camillo
Sitte)가 유럽 광장들에서도 발견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로비에서 볼 때 두라스택 본사가 도시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예각이 사용된 바람개비
공간은 로비의 암석을 닮은 테이블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초기안부터 완성안까지의 변형은 매우 흥미롭다.
초기안은 볼트들이 병치된 건물군이었는데,
전작인 둥근 지붕 집이나 킴벨뮤지엄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건축가는 이 주제를
버리고 박공 볼륨들과 수평면의 주제로 넘어간다.
박공 볼륨들이 하나의 지붕을 떠받치는 모티브.
건축가에게 박공은 주택의 원형으로서 작동하는
듯하다. 이후 작품인 GSI 사옥에서도 여러 개의
박공이 합쳐져서 하나의 건물을 이루는 주제를
사용한다. 두라스택 본사에서는 결국 두 개의

볼륨에만 박공이 적용되었다. 여섯 개 볼륨 중 네 개가
육면체로 바뀌면서 두 개의 박공은 더욱 강조되고,
‘기둥으로서의 박공 볼륨’이라는 주제가 ‘집 속의
집’이라는 주제로 변형된다.
건축가는 다양성과 단순성 사이의 줄타기에서
미묘한 균형을 잡아나간다. 각 볼륨을 다른 방식의
목업 쇼룸으로 만들자는 건축주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각 볼륨에 동일한 벽돌과 조적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볼륨의 크기와 오프닝에
변형을 주었다. 오프닝의 방법에서 면과 볼륨
사이의 고민과 균형이 느껴진다. 하나의 볼륨에서의
오프닝은 구멍을 뚫는다기보다는 면을 살아있게
하는 데 스틸의 방식으로 개방시켰다. 각 볼륨은
조적조로 보이지만 사실은 치장벽돌인데, 건축가는
이것을 ‘건축적 기만’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겸손한
기만이다. 건축가는 이런 기만을 공개하기 위해서
볼륨과 지붕면 사이에 25mm의 틈을 마련했다.
민우식의 건물은 밤에 강하다. 미묘한 공간과 재료의
특성이 밤의 조명에서 더 살아난다. 천장에는 조명이
없고 조명이 바닥면에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다.
낮에는 원시적 근본성이 부각되고, 밤에는 현상학적
감각이 살아난다.

카페 톤

카페 톤은 30×10m 크기의 건물로 GSI 사옥과 동시에
설계됐다. GSI 사옥이 백색 박공의 형태인데 반해,
카페 톤은 흑색 평상과 천의 형태다. 짙은 검은색과
코너의 거대한 네 개의 기둥, 아래로 쳐진 곡선은
카페보다는 사원 같은 느낌을 준다. 건축가는 이
건물이 ‘커피의 사원’이기를 의도했으며, 초기안부터
곡선의 주제에 관심이 있었다. 박공 형태의 곡선,
좌우의 내부로 오목하게 떠있는 곡선 형태를 거치고,
바람개비 방향의 네 개의 기둥이 있는 형태를 거쳐서,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다. 두라스택 본사가 구축적
원형이라면 카페 톤은 직물적 원형이다.
1층은 큰 유리를 통해서 마당으로 공간이 열린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압도하는 지붕을 느끼게 된다.
지붕 높이는 2.7m에서 4.2m까지 변형되는데, 층고가
높아지면서 팽창감이 느껴지고 자연으로 열리는
전망이 극대화된다. 건축가는 층고를 더 낮춰서
극적인 압축감을 강하게 주고 싶었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오프닝이 2.7m 부분에 있어서 압축감이
감소되는 점과 곡면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메자닌 층이 없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건물의 구조 방식은 매우 특이하며 논쟁점을

두라스택 본사 벽돌들이 모여서 하나의 볼륨을 구성하고, 그 볼륨은 다시 하나의 지붕을 떠받친다.
Durastack Headquarters
For one volume to appear like a single solid brick, the bricks
come together to compose a singular volume that supports a single ro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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