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는독서회 회지(2021년 1월 제185호)

(Seokhoon Kim) #1
세월을 이겨보려고
최영석(객원 시인)

시계추가


쉼 없이 왔다 갔다


시간을 재촉한다


똑딱 하루가 가고


뚝딱하면 한 달이 휙 지나간다


세상살이 바빠서


돌아볼 겨를없이 살다가


어느새


또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


그제사


가는 세월 아쉬워하며


새롭게 각오를 다져보지만


살다 보면


언제 그랬던가


작심삼일 되고 마는 것이


지나온 삶이 아니던가!


그 누군가 이르기를


"인생은


백마를 타고 문틈사이를 지나가듯


짧은 것"이라 했는데


젊은 시절은


가는 듯 멈춘 듯 마디게 가더니만


나이 따라


점점 가속페달을 밟는 세월을


늙어보니 이제야 알겠네!


깡다구 부려본들


가는 시간이 멈추겠는가?


홍안은 간데없고


개기름 번지르한 얼굴에


부쩍 늘어난 검버섯을 보노라면


고단한 삶의 흔적이 아픈데


하는 일이 힘들고


마음대로 안 된다고


세월 탓 남의 탓 하지 말 것은


지나고 보면


모든 게 다 내탓이 아니던가!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그냥 떠밀려가다 스러질 것인지


낙하하는 유성처럼


자신을 태워 마지막을 밝힐 것인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거니


죽는 날까지


꼰대 소리 듣지 않고


뒷방 늙은이로 살지 않고


진중한 노익장의 삶을 원한다면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나를 태워보자!


열심히 읽고, 쓰고, 닦으며


정진하는 일상이야말로


세월을 이기는 삶인 줄 알기까지


왜 이렇게 긴 시간이 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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