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창이
김우식(객원 시인)
생일을 축하한다
외할아버지가
기창이 사랑하는 것 알지
아버지와 엄마가 헤어져
가슴이 너무 아파
밤마다 기도한단다
기창이도 아버지 위해
기도해야 한다
기창아!
아버지 없어도 공부 잘하고
친구에게 기죽지 말아야 한다
불쌍한 엄마에게 효도하고
기영이 형 혜빈이 동생도
사랑해야 한다
기창이 소원인
파일럿 할 수 있도록
할애비가 꼭 해줄 거야
섬 89
강동수(강삽 운영자 및 객원 시인)
이 아저씨가
새벽부터 괜히 부산피구 난리랴
아직 동틀 기운도 없구만
누가 잡아 간댜?
구들장 꺼지것네
집 안 무너져. 그만 앉져어.
장배 올려면 아직 멀었나?
때 되면 오것지.
애들, 출 텐디?
딴소리 허지 말어.
늦잠 좀 잘라고 하면 저런 다니께
나가서 여물이나 쒀어.
주둥이를 어떻게 놀려 댔길래
요놈의 옷장사 오기만 해봐라
보따리를 찢여 놓턴지
단단히 손 좀 봐놔야지
강삽의 섬 향기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