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하다. 해수온천에 몸을 담그고 온천장
을 나오니 제자가 선생님 덕분에 온천
잘했다며 본인이 선심 써준 걸 나한테
돌린다.
강동 주전몽돌 해변을 거닐면서 처녀애
손톱만 한 예쁜 돌을 줍는다. 까만 자갈
밭 해변에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를 상상
해 보시길! 얼마나 미적 대조가 절경인
가.
초록의 인공 잔디가 양탄자처럼 깔린 폭
신한 강동축구장 가에는 겨울인데도 노
란 개나리와 하얀 목련은 봄인 줄 착각
하는 걸까. 제자는 명소마다 디지털카메
라에 추억을 담아준다.
현대중공업주식회사. 이곳에는 조선사
업, 해양사업, 건설장비 사업으로 연간
수 십억 불 수출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
하고 있는 곳이다. 전시실에서 신화를
창조해낸 아산 고 정주영 회장의 업적을
보니 지금 상영 중인 MBC TV 드라마
‘영웅시대’를 더 관심 있게 봐야겠다.
현대조선의 선박 공급량이 세계 1 위! 배
가 아래위 부분의 색깔이 틀리는 것은
아래 칠한 부분까지만 물에 잠긴다고 한
다. 2004 년 세계 최초로 도크 없이 맨땅
에서 배 만드는 데 성공해 조선소의 신
기원을 열었다니 한국인의 두뇌가 과연
우수하다. 로봇공장의 시운전하는 로봇
을 본다. 로봇의 움직임이 헬스장에서
허리 운동하는 건장한 청년 같다.
제자가 근무하는 건설장비사업소를 견학
한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현대중공
업에 취직되어 23 년째 한 우물만 팠으니
이 분야에 전문인이다. 몇 년 전, 야간
대학도 수료했다니 참으로 장하다. 이곳
에서는 굴삭기, 도자, 유압크레인, 지게
차를 생산하는데, 탱크처럼 보이는 것은
크롤라굴삭기로 산에서 암석을 파내고
바퀴 달린 휠굴삭기는 길에서 일한다고
한다.
근무처가 바닷가 옆이라서 그럴까. 제자
의 마음이 바다를 닮아가는 것 같다.
한식식당 ‘옛골’에 들르니 상다리가 부러
질 만큼 음식이 가득하여 무엇부터 수저
가 가야 할지 모르겠다. 다 맛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오가는 기차역이다. 예
매한 기차표를 주면서 “선생님, 잘 가십
시오”라고 인사한다. 대접 잘 받았다고
하자 작별이 아쉽다며 손을 꼬옥 잡아준
다. 친구 따라 강남 와서 융숭한 대접받
았다는 내 친구 명희는 대구에 오시면
한턱 쏘겠다며 고마워한다.
기차는 말없이 달린다.
창가에 앉아 지난날을 회상해본다. 겨울
철, 과수원의 한가한 농번기에 시작한
과외가 점차 학생 수가 증가했다. 초등
학생에서부터 고 3 학생까지 가르치고 복
습하느라 잠은 서너 시간으로 족했다.
중 3 팀 중에 까까머리 학생이 제자였다.
인성교육을 중요시하여 위인들 얘기를
많이 해주었는데, 헬렌 켈러 얘기를 해
주면서 나 자신도 감동 먹었다. 그런데
제자가 그 얘기를 감명 깊게 들었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