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는독서회 회지(2021년 1월 제185호)

(Seokhoon Kim) #1

“엄마, 이 반지 끼고 당당히 살아요.”


했던 기억이 아직도 맴돈다.


새 신발 신은 아이처럼 반지 끼고 좋아


하시던 모습. 내가 엄마가 된 지금도 선


하다. 한참을 먹먹함에 젖어 있을 때,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다. 반지 찾았나? 네가 사준 그 반


지 덕에 엄마는 평생 당당했고 행복했


다.


힘든 일보다 좋은 일이 많았던 것 같아.


지금부터는 그 반지가 너에게 행복을


줄 거야.


딸아, 그 반지 보면서 당당하게 살아


라.”


그 말에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못해 수


화기도 놓아버렸다.


손끝이 다 닳아 지문이


다 지워지고, 아빠가 입


던 러닝이 행주가 되고


걸레가 되도록 기워 입고


아끼며 버티시며 반지 하


나에 행복을 담으셨던 어머니.


눈물 나게 시린 날들을 마냥 행복이었


노라 우기시는 당신 앞에 숙연해진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그 한마디가 어


색해 웃으며 뒤돌아섰던 철없던 날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돌아간다.


당신 손에서 빛나던 반지! 당신의 전부


를 같이했고 분신 같이 여기며 한 번도


손에서 빼지 않았던 희망. 조심스럽게


내 엄지에 끼운다.


든든한 기운 손끝에서 반짝인다.


「반지의 힘」
당선소감문

당선 소식 받은 날


제일 먼저 하늘을 봤습니다. 사람 마음


을 잘 표현하는 건 우리 딸만 할 수 있


다며 우등상보다 글짓기상을 선호하셨던


아버지. 커서 맛있는 글 쓰는 작가 되라


던 그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손가락에


빙빙 도는 반지 바라보다 어머니께 전


화 드렸더니 귀가 잘 안 들리지만 내


목소리 들어 좋으시다며 먼저 끊긴 신


호음.


기쁜 날


누구보다 좋아하실 두 분인데 세월 앞


에 장사 없다는 말 온몸으로 체감하는


하루였습니다.


설익은 글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마음속 이야기 풀 수 있게


큰 무대 열어 주신 『문학시선』 늘 기억


하겠습니다.


빛바랜 우산 들고 있어도 멋진 우리 신


랑 사랑합니다.


맛있는 글 짓는


구수한 글쟁이 되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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