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는독서회 회지(2021년 1월 제185호)
“엄마, 이 반지 끼고 당당히 살아요.”
했던 기억이 아직도 맴돈다.
새 신발 신은 아이처럼 반지 끼고 좋아
하시던 모습. 내가 엄마가 된 지금도 선
하다. 한참을 먹먹함에 젖어 있을 때,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다. 반지 찾았나? 네가 사준 그 반
지 덕에 엄마는 평생 당당했고 행복했
다.
힘든 일보다 좋은 일이 많았던 것 같아.
지금부터는 그 반지가 너에게 행복을
줄 거야.
딸아, 그 반지 보면서 당당하게 살아
라.”
그 말에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못해 수
화기도 놓아버렸다.
손끝이 다 닳아 지문이
다 지워지고, 아빠가 입
던 러닝이 행주가 되고
걸레가 되도록 기워 입고
아끼며 버티시며 반지 하
나에 행복을 담으셨던 어머니.
눈물 나게 시린 날들을 마냥 행복이었
노라 우기시는 당신 앞에 숙연해진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그 한마디가 어
색해 웃으며 뒤돌아섰던 철없던 날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돌아간다.
당신 손에서 빛나던 반지! 당신의 전부
를 같이했고 분신 같이 여기며 한 번도
손에서 빼지 않았던 희망. 조심스럽게
내 엄지에 끼운다.
든든한 기운 손끝에서 반짝인다.
「반지의 힘」
당선소감문
당선 소식 받은 날
제일 먼저 하늘을 봤습니다. 사람 마음
을 잘 표현하는 건 우리 딸만 할 수 있
다며 우등상보다 글짓기상을 선호하셨던
아버지. 커서 맛있는 글 쓰는 작가 되라
던 그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손가락에
빙빙 도는 반지 바라보다 어머니께 전
화 드렸더니 귀가 잘 안 들리지만 내
목소리 들어 좋으시다며 먼저 끊긴 신
호음.
기쁜 날
누구보다 좋아하실 두 분인데 세월 앞
에 장사 없다는 말 온몸으로 체감하는
하루였습니다.
설익은 글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마음속 이야기 풀 수 있게
큰 무대 열어 주신 『문학시선』 늘 기억
하겠습니다.
빛바랜 우산 들고 있어도 멋진 우리 신
랑 사랑합니다.
맛있는 글 짓는
구수한 글쟁이 되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