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는독서회 회지(2021년 1월 제185호)

(Seokhoon Kim) #1

도취에서 일찍 깨어나 새로운 영감에


눈을 뜬 드뷔시는 한 폭의 시화 같은


세련되고 환상적인 음악,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세상에 내어놓음으로 인상주


의 음악 시대를 활짝 열게 된 것입니다.


<목신의 오후 전주곡>의 모티프가 된


시 "목신의 오후"는 말라르메의 1876 년


작품으로 한두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장편 시인데 이해를 돕기위해


요약된 해설을 소개합니다.


"무덥고 나른한


여름날 오후 숲속


그늘에서 졸고 있


던 반인반수의 목


신은 꿈에서 깨어


나 갈대 피리를


맥없이 분다. 꿈결


처럼 몽롱한 목신


의 생각은 목욕하


는 아름다운 물의 요정에게 가 있고 사


랑하는 그녀를 못내 그리워한다. 차츰


열정이 끓어올라 드디어 미의 여신 비


너스와의 포옹을 꿈꾼다.


문득 환상이 사라지고 목신은 숨 막히


는 풀 내음 속에 누워 다시 졸기 시작


한다........."


시의 내용을 알아보는 것과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한 번쯤 감상해보는


것은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곡의 연주 시간은 12 분 남짓한데


곡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한


안동림 선생의 해설을 소개합니다.


"곡은 플루트의 반음계 독주가 나른한


몽환적인 음색으로 시작되고 이어서 하


프와 호른이 화답하다가 매끄러운 현의


반주를 받으며 플루트가 다시 되풀이한


다. 이윽고 오보에의 그리움이 서린 선


율이 계속되고 목신의 마음은 몽환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차츰 뜨거운 열정을


부풀려 나아간다. 목관과 하프의 활약에


서 현악 군의 합주가 팽팽한 기분을 북


돋우는 중간부에 이르자 비로소 멜로디


가 뚜렷한 형태를 가다듬으며 아름다운


비너스에 대한 관능적인 욕망을 목관과


현악군, 바이올린 독주로 표현하다가 어


느새 처음의 플루트 독주가 돌아온다.


이렇듯 아련한 분위기 속에 표현하는


것이 드뷔시 특유의 미묘한 음의 세계


다. 곡 속의 나른한 여름날 오후의 원시


적인 관능의 고양과 그 뒤를 이은 공허


한 기분을 그리는 수법은 어떤 작곡가


도 시도하지 못했던 짙은 낭만적 서정


의 향기를 풍긴다."


클래식 매니어가 아니어도 드뷔시 하


면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떠올릴 만


큼 유명한 작품인데 막상 들어보게 되


면 경쾌하다거나 신나는 리듬감도 없고


나른하고 무미하고 별 감흥도 없는 것


이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이었


으며 어떻게 보면 명상음악처럼 매우


정적인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


다.


이 곡의 최고 연주로는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 교향악단의 연주로 1953


년 2 월 14 일 방송 실황 녹음인데 R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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