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 최지원(1967∼ )
어지러운 걸
꾹
참고
구르고 또 굴렀더니
속도 희고
겉도 하얀
사람으로 태어났다
위, 아래도
둥글둥글한
사람으로 태어났다.
앞산 미루나무
- 이정환(1954∼ )
높다란 안테나처럼 가지를 곧게 뻗어
한 곳에 나란히 선 세 그루 미루나무
하늘로 송신을 해요
이따금 수신을 해요
무언가 재빨리 전할 얘기 있나 봐요
무언가 급히 받아 적을 일 있나 봐요
이따금 수신을 해요
하늘로 송신을 해요
허리띠의 역사
- 윤형주(1972∼ )
우리 할아버지 때는
배가 고파서
허리띠를 조였고
잘살기 위해
아끼며
허리띠를 조였단다.
요즈음은
잘 먹고 배가 나와서
허리띠를 조이고
멋 내기 위해
허리띠를 조인다.
가슴으로 읽는 동시 (105)